시
시로 납치하다
류시화
저자 | 류시화
류시화는 시인으로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을 냈으며, 잠언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을 엮었다. 인도 여행기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지구별 여행자』를 펴냈으며, 하이쿠 모음집 『한 줄도 너무 길다』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바쇼 하이쿠 선집』과 인디언 연설문집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를 엮었다. 번역서 『인생 수업』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기탄잘리』 『예언자』 등이 있다. 2017년 봄, 산문집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를 출간했다.
안녕하세요 :)
서재지기 새별글입니다.
여러분은 시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사실 시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았더니 학교에서 시를 배울 때마다 이미 단어의 뜻이 정해져 있었고 그 내용이 크게 와닿지 않았지만, 정답을 위해선 외워야 했던 기억이 나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라는 분야는 저에게 낯설고 다가가기 어렵다는 느낌이 받았습니다.
어느 날 남편의 책 중에서 시로 납치하다라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시로 납치한다는 이름이 매혹적으로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아기를 재우고 읽기 시작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 자리에서 반이나 읽어버렸습니다.
책은 시와 시에 대한 류시화 시인의 글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시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와 류시화 시인의 철학이 담긴 설명이 정말 좋았습니다. 읽는 데 마음이 편안해지는 책은 오랜만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벌써 세 번째 읽고 있는데요. 읽을 때마다 계속해서 다른 느낌이 들고 인생에 대해 성찰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래에는 읽을 때마다 제일 강렬하게 느껴졌던 시 <사막>과 비하인드를 간단히 적어볼까 합니다.
사막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오르텅스 블루
시 게재를 위해 오르텅스 블루를 찾아가 설득하는 도중 벌어진 대화 중
"당신을 알아. 하지만 시 게재를 허락할 수 없어. 시가 완벽하지 않으니까."
"여기 이 '너무도'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말이야."
"그때 내가 느낀 외로움은 이 '너무도'로는 표현이 안 돼."
· · ·
'너무도'로는 도저히 표현이 안 될 만큼 고독의 밑바닥까지 간 사람. 거기서 시라는 밧줄을 붙잡고 간신히 일어선 사람이 쓴 시가 <사막>이다. 이 시가 소개된 후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외로움에 공감하고 치유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곁에 아무도 없을 때, 뒷걸음질로 걸어서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이라도 보려는 것은 눈물겨운 생의 의지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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